2008년 06월 19일
밥 먹었어? 반찬 있어?
하루에 한 번 엄마랑 통화 할 때 맨 처음에 듣는 말이다.
올 해 자취를 시작하면서 내 밥걱정이 시작된 엄마의 고정멘트. 뭐 맛있는거 먹으러 갈 때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내 생각이 나신다는 말에 마음이 또 찡-하다.
전에 중간고사 끝나고 집에 잠깐 내려갔을 때 엄마가 해 주신 반찬을 들고 올라왔다. 내가 다시 학교로 올라가기 전 날 집에 제사가 있어서 몸이 많이 피곤하셨을텐데 딸래미 서울서 먹을 반찬 해 주신다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찬거리를 준비하셨다. 어렸을 때 오빠는 김치 종류도 잘 먹고 매운 것도 잘 먹는 편이었지만, 나는 매운 걸 잘 먹지 못해서 지금도 시고 매운 김장김치보다 방금 담은 새김치의 배추맛을 더 좋아한다. 그래서 진한 김치찌개보다 매콤달콤한 방금 만든 겉절이를 더 좋아하고 깍두기도 고추가루를 잔뜩 푼 것 보다 갓 담가 아삭아삭하고 심심하게 국물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. 이런 내 입맛때문에 열무깍두기를 담가 주시면서 엄마는 그 작은 총각무 표면을 감자껍질깍는 칼로 하나 하나 다 벗겨내셨다고 했다. 아삭아삭하게, 내가 좋아하는 식감이 오래 갔으면 해서.
아직 먹고 있는 이 열무 깍두기는 아직도 아삭하다. 표면을 한 겹씩 벗겨내서 여러면으로 각이 져 있다. 정말 음식은 정성이라는 걸, 사랑이고 마음이라는 걸 엄마가 해 주시는 반찬에서 느낀다.
아버지께서도 전에 메추리알조림 반찬 보내주실거라고 엄마가 삶아 준 메추리알을 다 까셨다고했다. 우리 아버지 손도 전형적인 남자 손인데다가 손 끝도 뭉툭하시도 해서 그 작은 메추리알 껍질을 까는 일이 힘드셨을꺼다. 자식 먹일 거라고 가게에 앉으셔서 일일히 까셨을 거 생각하니까 기분이 뭉클했다.
이렇게 부모님께서 정성들여서 한 달에 한 번 씩 반찬을 보내주신다.
매번 빠지지 않는 멸치볶음과 장조림, 김치 종류를 냉장고에 채워넣을 때 내 마음은 참 그렇다.
조금은 울고 싶고 웃고 싶기도 하고.
이번 학기도 월요일에 제출 한 레포트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.
하고 있는 과외를 마무리하고 다음주에는 집에 내려갈 예정이다.
'밥 먹었어?' '반찬 있어?' 이제 몇 번만 더 들으면 집에 간다.
내려가면 가족이 모여 앉아서 맛있게 밥 먹어야겠다.
-written by lie
# by | 2008/06/19 16:44 | Dear Diary[일상] | 트랙백 | 덧글(4)













